비관론자

이동시가 선보이는 첫 장편 극영화 〈비관론자〉. 성공이나 노력과 거리가 먼 삶을 살아온 무직자 자한의 소망은 “어차피 망할 세상”, 혼자 안 풀리면 억울하니 다 같이 빨리 망하는 것. “어차피교”라 부르는 그만의 비관론을 퍼뜨려볼 심산으로 〈비관론자〉라는 유튜브 채널을 만든 그는 최근 뜨는 이슈인 기후변화를 아이템으로 잡는다. 멸망을 가속시키는데 기후만큼 확실한 ‘한 방’도 없다고 확신하는 그는 ‘지구온난화에 좋은 꿀팁’들을 소개하는데…

77분 / 감독: 김자한 / 제작: 김한민 / 출연: 김자한, 박한결, 정창윤, 복남이 외

The Pessimist

The Pessimist is the first film drama presented by Edongshi. Jahan, the protagonist, has hitherto led an unemployed, unsuccessful and unproductive life, and wishes only to hasten the end of the world by dragging down as much people as possible into adopting environmentally harmful habits. His motto is ‘Anyway’ as the world is going to collpase ‘anyway’. To spread his brand of pessimism he launches a Youtube channel and names it “The Pessimist”, and starts creating content on climate change. Convinced that nothing can bring the downfall of civilization as swiftly as climate change, he embarks on offering key advice on how to accelerate its destructive trends…

77 minutes / Director: Jahan Kim / Producer: Hanmin Kim / Cast: Jahan Kim, Hankyul Park, Changyoon Jung / Boknami etc.

저항통신

저항을 위해 필요한 글 보급 소식통 〈저항통신〉. 9월 15일부터 ‘저항군’들 사이에서 총 33개의 ‘저항글’들이 비정기적으로 오간다.

Resistances

Resistances is a medium for distributing writings required for the act of resisting. Beginning from September 15th, a total of 33 articles of resistance are send out on an irregular basis.

저항의 숲

캄보디아와 브라질 아마존의 숲에서, “탄소시장”과 “경제성장”을 앞세운 개발 세력에 맞서 싸우는 이들의 이야기.

Forest of Resistance

The story of those fighting against the forces that tout the ‘carbon market’ or’ economic growth’ in Cambodia and the Brazilian Amazon.

Stories HONEYBEE Poetry


한 명의 벌이 되어 나는 이야기한다. 나는 아피스 멜리페라Apis mellifera라는 학명으로 불린다. ‘꿀을 나르는 벌’이라는 뜻이다. 꿀벌HoneyBee은 각각 고유한 생명을 지닌 개체인 동시에 하나의 개체인, 나는 초개체superorganism다. 초개체에는 다른 개체를 감독하는 전지적 존재가 없다. 개체 하나하나가 감독관으로서 스스로 움직이며 협력한다. 저절로 조직되고 반드시 드러난다. 윙윙.

한 명의 일벌이 되어 나는 춤을 춘다. 이리저리 분주하게 돌아다닌다. 꿀nectar을 발견하면 흥분한 채 다른 벌들에게 돌아온다. 내가 격렬하게 8자춤waggle dance을 추면 다른 벌들은 춤을 해석하여 꿀이 있는 곳으로 날아간다. 우리는 신호를 주고 받는다. 여기 대안의 영토가 있어! 여기 대항의 공간이 있어! 우리의 춤은 곧 저항의 춤. 서로에게 보내는 저항의 신호이다. 윙윙.

한 명의 정찰벌이 되어 나는 잠시 정지한다. 얌전한 벌을 가슴으로 살짝 누른다. 이때 200~250헤르츠의 진동이 1초간 지속된다. 위이이이이이잉. 진동은 얌전한 벌의 비행 근육을 자극한다. 나와 동지 벌들은 주변을 샅샅이 뒤지고, 서로가 발견한 장소를 알리고, 여러 사항을 냉정하게 의논해 마침내 새로운 보금자리를 선택한다. 그리고 다른 벌들을 그곳으로 안내한다. 우리의 정지는 언어와 행동이 한시도 끊기지 않는 리듬. 현재 흐름을 거스르는 새로고침이다. 윙윙.

벌집은 초개체의 기관이다. 벌집은 우리의 피난처sanctuary이자 통신망network이자 생산소atelier이다. 벌집 방은 원형으로 시작되고 시간이 흐르며 점차 육각형 모양을 띠게 된다. 우리는 벌집을 지을 때 각기 다른 장소에서 작업을 시작한다. 그것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벌집의 각 부분은 끝내 정확하게 결합한다. 우리가 그리는 원은 곧 저항의 영토. 점차 확대되며 견고해지는 저항의 별자리다. 윙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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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이동시

지원 부산현대미술관

퍼포먼스 / 서문 현희진

사진 / 영상 조해민

그래픽 디자인 심규선

Produced by e dong shi

Supported by MoCA Busan

Performance by Hyun Hee Jin

Film / Photograph by Cho Hae Min

Graphic Design by Shim Kyusu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