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이야기와 동물과 환상 > 환상학교 4강 [야생이 돌아온다ㅣRewilding]
출연: 박수용, 김산하
사회: 정혜윤
한반도 모양이 호랑이를 닮았다 한다. 그런데 그 한반도에 호랑이 한 마리가 없다. 없는지 한참 되었다. 마지막 개체가 사냥된지 딱 100년이 흘렀다. 당연한 것 아니냐고? 전혀 아니다. 호랑이 같은 맹수가 지구상에 남아있는 이유는 어디에선가 어떤 사람들은 이 대형 고양이과 동물과 공존하고 있고 나름 세상의 일부로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단지 한두 곳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니다. 생태계의 최상위 포식자를 중심으로 새로운 야생의 물결이 전 세계적으로 일고 있다. 서식지를 복원하는 데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지역에서 사라진 동물을, 설사 그것이 소위 위험한 동물이라 하더라도, 다시 돌려놓는 재야생화 움직임 말이다.
이미 늑대가 미국은 물론 유럽의 전역으로 퍼졌고, 스라소니가 남부 지역에 활발히 복원되고 있다. 그렇다면 한국은? 단연 먼저 떠오르는 동물은 호랑이다. 한국 호랑이는 한반도에서 멸종했다지만 실은 북한, 중국, 러시아 접경지대에 살고 있는 아무르 호랑이가 한국 호랑이 뼈에서 추출한 DNA와 일치한다. 한국 호량이는 아직도 살아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필요한 것은 더 넓은 서식지, 그리고 통로이다. 우리가 사는 이곳까지 호랑이가 돌아오게 할 수 있을지? 야생의 귀한의 꿈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우리 모두에게 달려있다.
<연사 소개>
박수용
자연다큐멘터리 감독, 자연문학가, 시베리아 호랑이와 나눈 경이로운 우정의 기록 『꼬리』의 저자
김산하
야생 영장류학자, 작가, 활동가. 현재 생명다양성재단 사무국장